사랑하는 망원정x 회원 여러분, 안녕하세요. 망원정x 대표 장혜영입니다. 새해를 맞아 여러분께 인사를 드립니다.
‘아무 탈 없이 편안하다’. ‘안녕하다’는 말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우리가 주고받는 인사에 담아 건네는 서로가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너무나 대조적인 우리 사회의 풍경을 생각합니다.
약 한 달 전, 여러분께 메일로 처음 인사를 드린 이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헌재에서의 탄핵 인용과 내란범의 체포와 구속을 요구하는 광장에서의 시간들, 남태령에서의 꿈결같은 연대의 황홀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에게 날아든 비극적인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이 모든 일들을 함께 겪어내며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하고 계신 여러분께 마음 깊은 곳에서의 연대와 위로를 전합니다.
이 순간순간마다 여러분께서 곳곳의 광장에서 시민으로서의 정치에 매진하셨듯 저와 망원정x 사무국의 모두는 ‘우리가 바라고 바라는 정치’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가겠다는 미션 아래 여러분이 계신 광장 곳곳에 함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정되었던 ‘망원정담’ 2편의 업로드와 12월의 오픈마이크 행사를 잠정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양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잠시 멈춰섰던 사업들은 1월부터 다시 재개해나가고자 합니다. 2025년 새해, 희망찬 소식보다는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일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에 더욱 가열차게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정치적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지난주 수요일 저녁, 명동성당 사거리에서 시작해 헌법재판소 앞에서 끝난 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주최 윤석열 퇴진 집회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스크린도어에 붙은 윤봉길 의사의 목소리를 만났습니다. "독립은 머지않아 꼭 실현되리라 믿어 마지않으며, 대한 남아로서 할 일을 하고 미련 없이 떠나가오." 이 말은 1932년, 스물넷의 윤봉길 의사가 홍커우 공원 의거 후 체포되어 사형을 당하기 직전에 남긴 말인데, 스크린도어에 적힌 말에는 생략된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힘이 약하여 외세의 지배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세계 대세에 의하여 나라의 독립은 머지않아 꼭 실현되리라 믿어 마지않으며, 대한 남아로서 할 일을 하고 미련 없이 떠나가오." 윤봉길 의사의 죽음 13년 후, 우리는 광복을 맞이했습니다.
저는 요즘 부쩍 ‘새로움’에 대해 생각합니다. 흐르는 시간속에 수없이 좌절을 겪어도 새로움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마음에 대해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좌절이 '진정한 변화는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속삭여도 여전히 아직 해보지 않은 일들을 생각하고 다르게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우리 곁의 생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작은 설렘을 간직한 채 이 세상을 맨눈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마음.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시민이자 한 사람의 페미니스트로서 그런 새로운 마음으로 오늘을 여러분과 함께 맞이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은 어렵지만 여전히 모든 것은 가능합니다. 그 가능성을 함께 탐험하는 한 해를 함께 보내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실은 제겐 여러분의 존재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새해 복입니다.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
2025. 1. 1.
망원정x 사무국을 대표하여
망원정x 대표 장혜영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