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여성의날, 비상행동 무대에 울려퍼진 '여성 1만인 선언'의 비하인드,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망원정x 격주간 정치대담 아티클
"망원정담" #6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3.8 여성 1만인 선언> 후일담을 나누는
장혜영의 셀프 8문 8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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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정담'은 지금 우리가 얘기나눠봐야 할 정치적 대화의 주제를 선정, 주제에 맞는 게스트와 대담를 나누고 그 내용을 갈무리해 이메일 아티클로 보내드리는 망원정x의 온라인 기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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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손님
오늘의 이야기손님은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3.8 여성 1만인 선언>을 준비한 '다시 뛰는 여성정치'의 멤버 장혜영(ㅎㅎ)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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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파면!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으로! 14차 범시민대행진 무대 중 '여성 1만인 선언' 생중계 영상 (영상을 클릭하시면 선언 부분부터 재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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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과 자기소개
장혜영 (망원정x)
안녕하세요, 망원정x 대표 장혜영입니다. 망원정x와 <망원정담> 기획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셀프 인터뷰를 해보는지라 내심 긴장이 되네요. 일단 저는 망원정x 대표 모드의 장혜영입니다.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3.8 여성 1만인 선언>의 장혜영 님,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ㅎㅎ 부캐 등장인가요. 반갑습니다. 저는 지난 3월 8일 비상행동 무대에서 저를 포함한 21인의 여성들이 낭독한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3.8 여성 1만인 선언>을 준비한 '다시 뛰는 여성정치'의 멤버 장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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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리허설을 준비하는 장혜영 씨 (사진: 이차경 님 (인스타그램 아이디: 2chak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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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여성 1만인 선언', 어떻게 추진하게 되었나?
장혜영 (망원정x)
먼저 누구와 어떻게 이 선언을 준비하게 되셨는지 여쭤봐야 할 것 같아요. 최대한 육하원칙에 맞게 답해주시면 질문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겠네요.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네..(째릿) 우선 이 선언의 구상은 2월 초에 '다시 뛰는 여성정치(이하 '다뛰여')'라는 러닝 크루에서 시작되었어요. 러닝 크루의 초동 제안자인 저와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님, 그리고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님이 오는 3.8.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광장의 목소리가 정치의 시간에 휘발되지 않도록 하는 기획이 필요한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눴고 그게 발화점이 되었죠. 2017년의 광장에도 여성들은 있었지만, 광장의 시간이 지나고 정치의 시간이 찾아오니 그 목소리는 존중받지 못했어요. 굉장히 아픈 기억이죠. 2025년의 광장은 그 과오를 반복하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광장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무언가 분명히 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한번 뜻이 맞으니 누가 뭐랄 것도 없이 필요한 역할을 각자의 사정에 맞게 분담하고 서로 피드백하면서 기획 초안과 선언문 초안을 완성하고 '다뛰여' 안에 공유하며 초동 제안자를 모았어요. 그걸 토대로 3월 4일부터 공개 연서명을 시작해서 5일만에 12,501명의 연서명을 모았죠.
퍼포먼스는 역시 내란수습 광장을 상징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주도해온 비상행동의 범시민 대행진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경쟁률이 높아서 정말 가능할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도 자유발언 무대에 설 수 있게 되었죠. 물론 선언 하루 전날 법원의 황당한 구속취소 판결이 내려지는 바람에 엄청나게 마음을 졸였지만 그럼에도 무사히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여러분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음양으로 도와주신 덕분이에요. 정말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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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비상행동 14차 범시민대행진 자유발언 무대 위에서 <여성 1만인 선언>팀이 낭독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사진: 다시뛰는여성정치)
아래) 퍼포먼스를 마치고 무대 아래에서 환하게 웃는 <여성 1만인 선언>팀 (사진: 다시뛰는여성정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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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 '여성 1만인 선언', 선언문의 핵심은?
장혜영 (망원정x)
그렇군요. 3.8 비상행동의 범시민 대행진 무대에서 낭독하신 선언문은 길지 않지만 여러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지요. 선언의 모든 부분이 중요하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 특히나 강조하고 싶은 이 선언문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이건 제 생각이지만, 저는 무엇보다 여성이 여성 스스로를 주체로 호명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이 선언의 핵심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3.8 여성의 날은 여성이 빵과 장미를 들고 광장에 모여 여성 스스로 연대하고 단결하여 여성의 권리를 요구하며 일어선 역사를 기리는 날이죠. 그런 맥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타자를 호명하더라도 여성 주체 스스로 단단한 중심에 서 있는 선언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남성 중심의 역사는 끝없이 여성을 객체로 호명하지만, 여성은 객체화되어온 고통스러운 과거를 직시하면서도 자신의 언어로 분명히 스스로를 주체로 호명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광장을 지키고, 바꾸고, 나아가 정치를 바꾸는 여성들이다'라는 문장과 그 문장들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해가는 형식에는 이런 생각들이 녹아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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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 '여성 1만인 선언',
5일만에 연서명 1만2천명을
훌쩍 넘긴 비결은?
장혜영 (망원정x)
그런데 사실 멋진 선언문이 있다고 해도 단 5일만에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개 연서명을 조직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잖아요. 어떻게 이렇게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나요?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상투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거야말로 여성 연대의 힘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우선 공개 연서명에 참여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초동 제안자들의 면면이 중요하죠. 여성과 민주주의를 위해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해오신 173분의 여성들이 흔쾌히 초동 제안자로 이름을 올려주셨기에 그 다음의 양적 확장이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이 정도로도 정말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뛰여'에 계시는 스케일 큰 여성들이 '1만인 선언' 해보자는 말씀을 하셨죠. 까짓거 가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173인의 선언을 1만인 선언으로 하기로 해놓고도 마음 속에서 정말 5일만에 그게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결론적으로 기우였습니다. '다뛰여'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조합부터 여성단체, 시민사회조직에 계시는 다양한 여성들이 힘을 합쳐 선언을 함께 조직해주셨어요. 소셜미디어에서도 많은 분이 애를 써주셨죠. 아마 망원정x에서 이 메일을 보고 계신 분들 중에서 제 소셜미디어를 팔로우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홍보 게시물을 지겹게 보셨을 거예요.
이 선언이 8천명 언저리에서 병목을 조금 겪었는데, 혹시라도 1만인을 다 모으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헤아려주신 분들이 마지막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서 동료 여성들에게 선언을 알리고 동참을 독려해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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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4.
21명의 낭독자들에
관하여
장혜영 (망원정x)
선언문의 내용과 내용이고 12,501명의 인원도 인원이지만 무엇보다 광장에서 연출된 낭독 퍼포먼스도 정말 좋았다고 해주신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제 페이스북에만 해도 너무 감동이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연대감을 흠뻑 느낄 수 있었고 동영상만 봐도 울컥한다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건 광장 그 자체가 만들어낸 스펙터클과 무대에 오르셨던 낭독자 21분과 피켓을 들고 계셨던 7분의 퍼포머 분들의 힘이겠지요.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낭독자 21명과 퍼포머 7명, 총 28명의 여성들이 리허설을 위해 함께 무대에 올라가는데 눈시울이 핑 돌 정도로 저는 이미 감동을 받았어요. 그 한 분 한 분이 모두 이미 2025년 여성의 권리를 위한 투쟁과 실천, 생활에 있어 각자의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분들이었거든요.
무대의 형식상 그 한 분 한 분이 누구인지 자막 등으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라도 이분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해온 분들인지 소개를 하고 싶어요. 최대한 이분들이 해오신 일과 낭독하시는 부분이 조화롭도록 낭독 순서에 신경을 썼어요. 각각의 인물들이 해왔던 일들을 알고 이 무대를 다시 보신다면 분명 새로운 감동을 느끼실 거예요. 오늘 <망원정담>안에 중간중간 낭독자들의 사진 아래 캡션에 각 인물들의 활동에 대한 링크를 수록했으니 꼭 읽어보실 것을 권해요.
끝으로 이 분들이 한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것은 광장의 힘이고, 광장에 연결된 여성들의 힘이고, 선언에 힘을 모아주신 12,501명 여성들의 힘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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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5.
선언문 낭독 BGM도
고심했다던데?
장혜영 (망원정x)
5분, 6분의 짧은 무대로 감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이 필요한지 한번이라도 행사를 만들어보신 분들은 다들 공감하실 텐데요. 현장에서는 잘 안 들렸지만 영상에서는 꽤 들리는 BGM도 마지막까지 무척 고심해서 고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소개해주신다면요?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네.. 이거야말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느낌이지만 셀프 인터뷰가 다 이런 것이겠지요. 퍼포먼스 당시에 함께 흘러나온 배경음악은 영화 <서프러제트>의 수록곡 "Vote For Wome"이에요. 영국의 여성 참정권 투쟁을 다룬 영화의 '여성을 위해 투표하라'는 제목의 음악이니 말 다했지요.
이 음악을 고르기까지 꼭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분이 있어요. 비상행동 무대를 매주 준비하시느라 바쁜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선생님인데요. 남성 페미니스트로서 꾸준히 페미니즘 스터디를 진행하고 계시기도 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음악들을 알고 계셔서 퍼포먼스에 가장 어울리는 곡을 선정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을 드렸거든요. 정말 눈코뜰 새 없이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요청을 수락하고 여러 곡들을 추천해주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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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6.
이 선언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가
장혜영 (망원정x)
이렇게 무사히 성공적으로 치러진 선언이 그저 하루의 감동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사람들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서 의미있게 소용되는 것이 참 중요할텐데요. 이번 선언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 언어에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구지가' 같은 거죠.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중대한 도전을 마주한 시기에 1만명이 넘는 여성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선언해낸 말에는 그만큼의 힘이 있어요. 저는 이 선언이 당면한 내란 수습을 비롯해 앞으로 이어질 폭풍같은 정치의 시간에서도 여성들의 존재와 목소리,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저멀리 휩쓸려가지 않도록 흔들림없이 붙잡고 있는 닻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묵직한, 결코 그 어떤 바람에도 휩쓸려가지 않는 무쇠같은, 바위같은 말로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고 용기를 북돋울 수 있기를 바래요. 너무 꿈이 큰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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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7.
후속 작업은 어떻게?
장혜영 (망원정x)
꿈이 크지만 그 꿈을 응원하고 싶어지네요. 일단 선언은 마무리되었지만, 혹시라도 선언을 갈무리하는 후속 작업이 더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어쩌면 원하는 도움을 구하실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일단 갈무리 작업에 신경을 쓸 에너지를 내란수괴 석방이 다 앗아가버려서 울고 싶은데요. 일단 이 선언을 다양한 언어로 유려하게 번역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 전세계의 여성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마어마한 인권과 민주주의의 도전을 마주하고 있어요. 이 선언이 그런 세계의 여성 동지들에게 한국 여성들의 용기와 연대를 전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될 수 있으면 좋을 테니까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만들어진 선언인 만큼, 세계 여성들에게 이 선언이 가닿을 수 있기를 바라요. 혹시라도 번역 작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피드백 링크를 통해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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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8.
헌재의 탄핵 판결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장혜영 (망원정x)
앞서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내란수괴 윤석열은 정말 반여성적 정치인인 것 같아요. 마치 여성의날을 망치기 위해 작정한 사람처럼 이 선언 직전에 석방이 되었죠.
3월 7일의 법원의 구속취소 판결, 8일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를 통해 두 번의 시도 끝에 어렵게 잡아넣은 윤석열이 예상치 못하게 석방되면서 많은 분들이 혹시라도 탄핵 심판 역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 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계세요. 이렇게 불안해하시는 시민들께 끝으로 한마디 해주신다면?
장혜영 (여성 1만인 선언)
이 선언문을 낭독하기 직전에 제가 외쳤어요. "윤석열이 나와도 결론은 탄핵이다!" 낭독자로 함께 올라가셨던 김현미 선생님이 즉석에서 만들어주신 구호인데요.
여러분이 갖는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정치인의 역할은 과도한 불안을 부채질하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가슴만큼 차가운 머리로 상황을 보고 사람들이 냉정함을 되찾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형사재판과 헌법재판은 분명히 다른 것이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판결을 위한 쟁점과 증거는 이미 분명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그랬듯 마지막 순간까지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윤석열의 파면을 요구하는 압도적 민심을 흔들림없이 헌법재판소를 비롯해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것이겠지요. 마침 성균관대 법전원 이황희 교수님의 좋은 인터뷰가 나왔던데,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고, 윤석열과 반여성정치를 나란히 탄핵하고 성평등정치의 귀환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를 믿고 함께 연대하며 끝까지 싸워나가요. 이번주에도 광장에서 뵙겠습니다. 끝까지, 웃으면서,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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